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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사 신문 - 청년의사] “빨리 의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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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나힐요양병원 작성일17-09-1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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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라는 단어에는, 누구나 못내 한번쯤은 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엔 결코 쉽지 않은, 그래서 조금은 부담을 주는 껄끄러운 맛이 있다.

하지만 올해 청년슈바이처상 봉사상을 수상한 김용준을 만나 그의 일상을 따라갔을 때 든 느낌은 ‘뭐 별 거 아니군’이라는 생각이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텐데도, 그가 봉사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봉사활동이 특별히 어려운 일이 아니라 마치 가족을 대하듯 친구를 만나듯 하면 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 건강하셔야죠”

약속장소였던 대전 유성터미널에서 용준을 만난 뒤, 가장 처음 방문한 곳은 장애를 앓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 살고 있는 ‘믿음의 집’이었다.

용준이 ‘믿음의 집’을 찾은 지 벌써 3년째이지만, 치매 또는 중증장애로 그의 얼굴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있다. 하지만 그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친손자가 되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어깨를 주물러드리면 금새 표정이 밝아진다.

“예전에 교회 목사님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한 뒤, 목사님이 직접 이곳을 세웠어요. 근데 정식법인도 아니고 정부지원도 없어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더 모실 수가 없어요. 많아봐야 20분 정도? 더 모시고 싶지만 그게 안 되더라고요.”

다솜이를 만나다

믿음의 집을 떠나 두 번째로 도착한 곳은 중증장애아동들이 모여있는 ‘성세재활원’.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장애아동들이 모여있어 한 명 한 명 모두 안타깝고 정이 가지만, 그 중에서도 그가 애착을 느끼는 아이는 부모 없이 재활원에서 생활하는 다솜(여, 6살)이다.

아니나다를까 재활원에 도착하자마자 그는 다솜이부터 찾는다. 다솜이를 안고 이 얘기 저 얘기 꺼내려는데 멀리서부터 인선이가 달려든다. 조금 뒤, 문수까지 가세해 순식간에 그의 곁은 시끌벅적해진다.

다솜이는 안고, 인선이는 어르고, 문수는 선풍기를 만지지 못하게 하고, 순식간에 정신이 없어진다. 조금 뒤엔 사진촬영을 위해 타 본 미끄럼틀을 계속 타자는 아이들의 성화가 시작된다. 기자의 당황도 잠시, 어느 샌가 아이들과 함께 놀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놀고 나서 그는 다솜이의 발을 만지작거린다.




“발바닥이 평평해야 제대로 걸을 수 있는 건데…. 다솜이는 그렇게 심하진 않아요. 병원 다니면서 재활 받는 애들 보니까 평소 누워만 있던 애가 훈련받고 나서는 걷더라고요. 그래서 다솜이도 조금만 재활훈련을 받으면 금방이라도 걸을 수 있을 거 같거든요.”


성세재활원에서 다솜이, 인선이와 함께 미끄럼틀 놀이를 하고 있는 김용준군.“볼펜 사주세요∼”

당초 그가 청년슈바이처상에 지원한 이유 역시 다솜이를 돕기 위해서였다. 이전에도 모금을 위해 도매상에서 볼펜 600자루를 떼어와 팔아봤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볼펜이 색깔별로 있는데 한두 자루도 아니고 600자루를 색깔별, 학년별로 정확히 나눠줘야 했거든요. 생각보다 일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정신도 없고.” 신통치 않았던 볼펜 모금을 그만둔 차에, 청년슈바이처상 수상은 용준에게도, 다솜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었다.

“재활원에도 운동회나 재활프로그램이 있어요. 근데 친부모가 옆에서 신경 써가며 병원에서 재활훈련을 받게 하는 거랑은 다르겠죠. 그래서 옛날부터 돈을 제가 내더라도 다솜이가 재활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하려고 했었어요. 요즘은 재활훈련 하는 병원을 찾고 있는데, 우리나라엔 많지 않나 봐요.”

본과3학년생, 삽질하다?
본과3학년생이 학교가 있는 천안도 아니고 집이 있는 대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니 주변에서는 괴짜(?)로 찍혔을지 모른다.

“시험기간에 친구들한테 ‘나 대전 간다’ 이러면, 모두 다 ‘삽질한다’고 했어요. 근데 이젠 상도 받았으니 친구들한테 당당하게 그 삽질의 결과를 얻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남들은 대입 준비만으로도 벅찬 고등학교 시절부터 대전역 노숙자 돕기를 시작해, 병원 실습이 따르는 본과 3학년의 빡빡한 일정에도 봉사활동을 지속해온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원래 공부에 크게 부담을 느끼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저도 사람인데 시험 바로 전날에는 못 오죠. 또 실습을 시작한 후로는 조금 힘들긴 해요. 그래도 저는 큰 욕심 없이 앞으로도 이 정도만 유지했으면 해요.”


돈 안 들이고 남을 돕는 방법

걸핏하면 유급의 위기에 맞닥뜨리는 의대라지만, 본과 3년생치곤 나이가 있다 싶어 물었더니 의대에 오기 위해 방황(?)을 좀 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부터 의사를 꿈꿨다며, 그 이유가 ‘의사는 큰 돈 안 들여도 남을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너무나 모범 답안 같다는 기자의 말에 정색을 하며 말한다.

“그렇잖아요. 내가 환자들한테 돈을 안 받고 진료를 해도, 보험에서 돈을 받을 수 있잖아요. 무료진료도 하면서 나도 받는 게 있고, 그러니깐 부담 없이 환자도 도울 수 있잖아요.”


그게 현행법상 ‘불법 환자유인행위’가 된다는 사실은 아직 모르는 듯했지만, 굳이 그에게 이 사실을 말해주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그는 분명 ‘다른 방법’을 또 찾아낼 것만 같았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을 ‘농촌진료를 따라가 진료를 참여하지 못 해서 도움이 못 된 것’이라 말한다. 바로 그 점 때문에 ‘빨리 의사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에, 기자는 가슴 훈훈한 젊은 의사의 탄생을 기대해봤다. ■ |2004-07-05





글 이연화 기자 nyker@fromdoctor.com
사진 김선경 기자 potopia@fromdoct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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